"태어난 시간을 정확히 아는데도 만세력마다 시주가 다르게 나온다"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시각 보정의 차이 때문입니다. 왜 태어난 시각을 그대로 쓰면 안 되는지 짚어봅니다.
사주의 시주(時柱)는 태어난 시각으로 정합니다. 하루를 12지지로 나눠 시지를 정하는데, 그 경계(예: 오시는 11시~13시)에 걸치는 시각이라면 몇 분 차이로 시지가 한 칸 바뀝니다. 그런데 우리가 시계로 읽는 시각은 '그 지역의 실제 태양 시각'과 다릅니다. 이 차이를 보정하지 않으면 시주가 틀릴 수 있습니다.
명리학의 시각은 본래 태양의 위치를 기준으로 합니다. 태양이 정남에 왔을 때(남중)가 정오(오시의 한가운데)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쓰는 시계는 태양이 아니라 '표준시'라는 사회적 약속을 따릅니다. 그래서 시계 시각을 태양 기준의 진태양시(眞太陽時)로 되돌려야 정확한 시주가 나옵니다.
대한민국은 동경 135도(UTC+9)를 표준 자오선으로 씁니다. 즉 전국 어디서나 동경 135도 지점의 태양 시각을 '표준시'로 공유합니다. 그런데 한국 국토는 대략 동경 124~132도에 걸쳐 있어, 표준 자오선 135도보다 서쪽에 있습니다.
태양은 동에서 서로 지나므로, 135도보다 서쪽인 지역은 태양이 그만큼 늦게 남중합니다. 경도 1도당 약 4분씩 차이가 나는데, 예를 들어 서울(약 127도)은 135도보다 8도가량 서쪽이라 태양이 약 32분 늦게 뜨고 집니다. 즉 시계가 낮 12시를 가리켜도, 서울의 실제 태양시는 대략 11시 28분인 셈입니다.
| 지역 | 대략 경도 | 진태양시 보정(분) |
|---|---|---|
| 서울 | 약 127.0° | 약 −32분 |
| 대구 | 약 128.6° | 약 −26분 |
| 부산 | 약 129.1° | 약 −24분 |
| 인천 | 약 126.7° | 약 −33분 |
보정값이 모두 '−'인 것은, 한국 전역이 표준 자오선보다 서쪽이라 실제 태양시가 시계보다 느리기 때문입니다. 이 32분 안팎의 차이 때문에, 시계로 낮 12시 무렵(오시 경계 근처)에 태어난 사람은 보정 여부에 따라 시주가 오시에서 사시로 바뀌기도 합니다.
참고로 1908~1954년, 1961년 이전 일부 시기에는 한국이 동경 127.5도를 표준시로 쓰기도 했습니다. 엄밀한 계산에서는 출생 시기의 표준시 제도까지 함께 고려합니다.
정리하면, 진태양시 보정이란 시계 시각(표준시)을 그 지역의 실제 태양 위치에 맞춰 되돌리는 과정입니다. 가장 큰 요인은 위에서 본 경도차입니다. 태어난 지역이 표준 자오선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에 따라 분 단위로 시각을 당기거나 늦춥니다.
더 엄밀하게는 지구 공전 궤도와 자전축 기울기 때문에 생기는 균시차(均時差)까지 반영하기도 합니다. 균시차는 계절에 따라 태양시가 ±16분가량 앞뒤로 흔들리는 현상입니다. 다만 어느 범위까지 보정할지는 만세력마다 기준이 조금씩 달라, 같은 사주도 프로그램에 따라 시주가 갈리는 원인이 됩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 DST)입니다. 한국은 과거 여러 차례 서머타임을 시행했습니다. 서머타임 기간에는 시계를 1시간 앞당겨 놓기 때문에, 그때 태어난 사람의 출생 기록 시각은 실제 시각보다 1시간 빠릅니다.
즉 서머타임 기간에 시계로 '오후 2시 30분'에 태어났다면, 실제 태양 기준으로는 '오후 1시 30분'입니다. 이 1시간을 빼지 않고 계산하면 시주(때로는 일주까지)가 통째로 어긋납니다. 한국의 주요 서머타임 시행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특히 1987·1988년 여름 출생자는 지금 30대 후반의 상담 수요가 많아, 이 보정을 빼먹으면 오답이 나기 쉽습니다. 올바른 순서는 ① 서머타임이면 먼저 −1시간 → ② 그 시각에 진태양시(경도) 보정 순입니다.
채움만세력은 시주를 뽑을 때 다음을 순서대로 적용합니다.
한편 연주(입춘 기준)와 월주(절기 기준)는 태양의 절대 위치로 정해지므로 진태양시·서머타임과 무관하게 표준시 절대시각으로 계산합니다. 이렇게 각 기둥을 그 성질에 맞는 기준으로 나눠 계산해야 정확한 여덟 글자가 나옵니다.